아이가 부쩍 영어가 늘기 시작했다. 두돌 기점으로 언어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유치원에서 외국어를 습득하는 능력도 느는 모양이다.
하품을 하면서 “Yawn~~~” 이라는 영어 의성어를 쓰거나, “Excavator가 construction site 뚝딱뚝딱 공사하고 있어” 처럼 교포 말투를 구사하기도 한다.
“영어유치원 보내는 셈이네! 요즘 한국에선 애를 못 보내서 난리래!”라고 우스갯소리 하지만 실은 이럴 때마다 아이를 미국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나는 아이가 나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자란다는 게 무섭다. 아이가 형성해갈 다른 사고 체계와 문화적 토양이 부모 자식간의 거리감을 말하는 것 같아 속상하고,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느끼듯 이편도 저편도 아닌 것 같은 소속감의 혼란을 느낄까봐 걱정도 된다. 무엇보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랄까봐 두렵다. 결국 이기적인 마음이다.
어서 한국에 돌아가자고 보채기에는 내 꿋꿋함도, 남편의 떳떳함도 지키고 싶기에 누굴 만나든 “Let’s see how it goes”를 말한다. 너무나 나답지 않은 말을 뻔뻔하게 해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