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한 2021년은 꿈같은 시간이었다. 학창시절 이후 처음으로 일과 배움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가정과 아이를 돌보는 일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그 1년은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1년 동안 모유 수유를 하면서 아이를 먹여 키우는 일의 숭고함을 배웠고, 토실토실 살쪄가는 아이를 보면서 내 자신이 그렇게 크게 느껴질 수 없었다.
가족들도, 아이를 대신 챙겨줄 사람도 없는 이곳에서 남편과 나는 고군분투했다. 남편을 집에서 일하게 해 준 코로나 사태에 감사했다. 남편이 바쁠 때면 매일 찰스강변으로, 와이드너 도서관으로, 마운트오번 묘지로 아이를 메고 업고 끌고 산책을 나갔다. 아무도 수유를 외설적으로 보지 않는 이곳에서 나는 풀밭에서, 벤치에서, 카페에서 쿨하게 젖을 먹이곤 배불러서 곯아떨어진 아이를 한참 지켜보다가 나란히 누워서 책을 읽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6개월 쯤 처음으로 아이가 스스로 앉아있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구부정한 자세로 어리숙하게 가쁜 숨을 내쉬는 아이와 강변 나무 그늘 아래에서, 남편 일터가 보이는 잔디밭에서, 엄지손톱만한 과자를 나눠먹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남편은 아기였을 때보다 두 돌이 된 지금의 아이가 비교가 안 되게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나는 다르다. 아이에게 나의 일부를 나눠 키웠던 첫 1년의 통통했던 볼과 야무진 입모양이 생각나면 아직도 눈물이 나게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