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 Evans – The Two Lonely People



빌 에반스의 The Two Lonely People를 들으면 열기구가 떠오른다. Bmi7 – C#7alt -F#mi7 – A13 진행으로 격정적으로 상승했다가 천천히 하강하는 중인 열기구다. 땅으로 추락할 것 같다가도 다시금 기류를 만나 붕 떠올라서 땅으로 내려앉지 못하는 그런 처절한 모습.


  • 1972년 앨범에 수록된 오리지널
  • 1972년 함부르크 라이브

  • 토니 베넷이 가사를 입혀 부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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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ille Aimée, Duke Jordan, John Pizzarelli, Oscar Peterson, Player

1. Cyrille Aimée & Diego Figueiredo – Just the Two of Us

수많은 Just the two of us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버전이다. 보스턴 City Winery에서 Cyrille Aimée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 이 가수가 누군지 모르는, 노래와 함께 와인을 즐기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파격적인 레이저컷 머리에 짧은 원피스를 입고 온 몸으로 리듬을 느끼는 모습에 또 한 번 반했다. 여기 당신을 15년 넘게 좋아한 사람이 있다고 외치면서 힘껏 기립박수를 쳤다.


2. Duke Jordan – How Deep is the Ocean

트리오 토이킷을 연상하게 만드는 경쾌한 우울함. 1973년에 발매된 Duke Jordan의 앨범 “Flight to Denmark”에 수록되어 있다. 지금은 재즈 스탠다드가 된 곡 Jordu의 작곡가인 Duke Jordan은 몇 차례의 유럽 방문을 마치고 1975년에 덴마크로 이주해 사망할 때까지 덴마크에 거주했다. 그에게 각별한 장소였나 보다. 뉴욕을 떠나 새로운 터전을 꿈꾸는 사람의 설렘과 회한이 담겨있다고 생각하고 들으니 꽤나 그럴듯하다. 앨범에 참여한 Mads Vinding도 덴마크 베이시스트다. 전혀 다른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수록곡 Glad I Met Pat, Take 3도 좋아한다. 1960년에 발매한 “Flight to Jordan”, 1976년의 “Flight to Japan” “Flight to Norway”와의 연속성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3. John Pizzarelli – Agua de Beber

John Pizzarelli의 Agua de Beber를 좋아하는 이유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Daniel Jobim의 보컬때문이다. 능숙한 보컬리스트라고 할 수는 없지만 덜 다듬어진 목소리의 어눌한 떨림이 곡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나에게는 그 목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린다.

4. Oscar Peterson Trio – All the Things You are

오랜 재즈 스탠다드로서 수많은 버전으로 연주되고 재해석됐던 곡이다. Oscar Peterson의 연주는 가볍고 섬세하다. 분명 묵직하게 타건하고 있는데도 전혀 힘을 들이지 않는 것처럼 건반이 힘없이 쓸리는 느낌이다. 어떤 연주자들의 All the things you are은 한없이 사랑스럽게 들린다. Chet Baker, Charlie Parker 버전이 그렇다. Oscar Peterson의 연주는 훨씬 격정적이다. 하지만 몸을 긴장하게 만드는 위협적인 연주 대신 체념한 듯한, 사랑이 주는 모든 감정에 통달한 듯한 무심함으로 감정의 파도를 표현한다.

5. Player – Baby Come Back

1977년에 발매된 Player의 동명의 데뷔 앨범 Player에 수록된 곡이다. 올드락의 펑키하고 이완된 매력을 잘 담고 있다. 같은 앨범의 Melanie, Every Which Way도 가끔은 찾아듣는다. 발매 50년이 지난 시점의 청취자에게도 좋게 들리는 곡들은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너무 올드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당대의 음악적 흐름에 어줍잖게 벗어나서도 안 되고, 음악적 조화로움과 히트곡의 법칙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그런 곡들. 그런 곡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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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Ock, 적재, Charlie Hayden, Diana Krall, Lizzo



1. Sam Ock – I Still Want Your Love


여백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곡. 비워내서 더 애절한 곡이다. 한국계 미국인 아티스트 샘 옥은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다. 재즈, 팝, R&B를 넘나드는 자신의 장르를 개척했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직접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미친 재능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공연을 했다고 하는데 언젠가 꼭 실연을 보고싶다.


2. 적재 – Lullaby


가사에 매몰되기 싫어서 국내 발라드를 잘 듣지는 않지만 마음이 답답해 바늘로 쿡 찔러 일부러 눈물을 내고 싶은 날엔 적재, 폴킴, 이하이의 곡을 듣는다. 적재의 목소리에서는 절제된 슬픔이 느껴진다.

3. Charlie Hayden – Bittersweet



재즈는 나에게 우울한 음악이 아니다. 우울해지기 위한 음악도 아니다. 마음을 해방시키는 음악이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을 때 슬픈 재즈를 들으면 마음이 조금은 가볍게 떠오른다. 그 힘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을 때도 있다. 이 곡이 그렇다. 무겁게 내려앉은 찰리 헤이든의 베이스 위에 사뿐거리는 피아노의 선율이 한없이 가볍다. Bittersweet, 절묘한 제목이다.


4. Diana Krall – Just the way you are


다이애나 크롤은 재즈 피아노 연주도 훌륭하지만 성숙한 중저음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중후하고 텁텁한 보컬.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생각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외모까지

5. Lizzo -Juice


팝 가수 중에서는 리조를 정말 좋아한다. 특히 그녀가 매 공연마다 보여주는 body positivity의 메시지는 나를 포함한 전세계 여성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컬은 말할 것도 없고 퍼포먼스할 때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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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아이는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에 맞춰서 춤을 추는 걸 좋아한다. 베를린 필하모니커 발트뷔네 콘서트 영상을 보여준 다음부터였다. 쿵짝짝 쿵짝짝 리듬에 맞춰 앉았다 일어났다하며 빙글빙글 도는 게 무척 귀엽다.

남편은 아이와 놀 때 내가 재즈를 틀어놓는 걸 싫어한다. 예측할 수 없는 음을 아이가 듣는게 싫다고 한다. 슬픈 노래를 트는 것도 싫어한다. 아이에게 감정이 전이된다고 한다. 힙합도 싫어한다. 가사가 불경스럽다나. 그렇다고 메탈을 틀 수는 없으니 클래식으로 합의를 보기로 한다.

뽀로로 노래에 지친 내 귀는 누가 책임질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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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Evans, HONNE, Young Gun Silver Fox, Bruno Major, Keith Jarrett

1. Bill Evans – Spring is Here

Bill Evans Trio가 1960년에 발표한 전설의 앨범인 Portrait in Jazz 수록곡 중에 Blue in Green과 함께 최근 가장 많이 듣는 곡이다. 제목은 분명 ‘봄이 왔다’인데 어딘가 씁쓸하고 준비가 안된 채 봄을 맞는 느낌이다.

2. HONNE – Free Love (dream edit)

어떤 노래가 좋아도 노래가 수록된 앨범까지 좋기는 정말 힘들고, 그 앨범 전체가 좋기는 정말 너-무나도 힘들다. 한 곡 한 곡이 다 좋았고, 흐름도 좋았고, 심지어 앨범 커버마저 좋았던 아주 드문 앨범..! 원곡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La la la that’s how it goes나 by my side도 이 에딧에서는 듣기 참 좋다.

3. Young Gun Silver Fox – Kids

내가 정말 좋아하는 70년대 팝, 소울 사운드를 2020년 버전으로 듣게 해주는 보석같은 아티스트다. 앨범 첫 수록곡인 Kids는 “우리 이런 음악 하는 사람이야!”라고 자신만만하게 소개하는 것 같아 가장 좋아한다. 재기발랄한 사운드의 Who Needs Words도 좋다!

4. Bruno Major – Places We Won’t Walk

쓸쓸한 사운드를 정말 멋지게 구사하는 아티스트다. 피아노, 보컬, 약간의 코러스만으로도 곡을 꽉 채운다. 꾸밈없고 처연한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다!

5. Keith Jarrett – Blame it on my youth / Meditation

잔잔한 파도에 집어 삼켜지는 것 같은 곡. Keith Jarrett 앨범 중에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되었지만 자주 듣을 수 없게 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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