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을 보고 짧게 적어보는 글


  • (역시나) 스타일리쉬하고 아름다운 영화. 스타일뿐만 아니라 플롯과 이야기까지 좋았다. 운명이라는 산과 감정이라는 파도 앞에 나약하기 그지 없는 눈먼 인간의 사랑이야기로 봤다.

  • 지금까지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크게 좋아한 적이 없었던 이유는 영화를 위한 영화, 또는 영화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실험하려는 욕구가 지배적인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껍데기가 더 중요해서 공감할 수 없다고 해야 할까, 진정성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반면에 이번 영화는 형식보다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마음을 파고들었다. <헤어질 결심>은 인간 본연의 감정과 욕망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솔직하고 원초적이며 단단하게 표현하고 있다. 극중에 해준이 홍산오에게 건네는 “넌 죄가 없어. 사랑해서 죽인 거니까” 라는 지극히 고전적인 대사는 <헤어질 결심>에서 다루는 사랑의 본질이다. 애처롭고 멍청한, 이성과 도덕이 작동하지 않는 눈먼 사랑.

  • 어눌한 한국어, 휴대폰 메시지, 번역기라는 장막을 거쳐 전달되는 날것의 메시지들에 매료됐다.
    “내 숨소리를 들어요. 내 숨에 당신 숨을 맞춰요. 이제 바다로 가요. 물로 들어가요. 당신은 해파리예요. 눈도 코도 없어요. 생각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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