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rille Aimée, Duke Jordan, John Pizzarelli, Oscar Peterson, Player

1. Cyrille Aimée & Diego Figueiredo – Just the Two of Us

수많은 Just the two of us 가운데 가장 사랑하는 버전이다. 보스턴 City Winery에서 Cyrille Aimée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 이 가수가 누군지 모르는, 노래와 함께 와인을 즐기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파격적인 레이저컷 머리에 짧은 원피스를 입고 온 몸으로 리듬을 느끼는 모습에 또 한 번 반했다. 여기 당신을 15년 넘게 좋아한 사람이 있다고 외치면서 힘껏 기립박수를 쳤다.


2. Duke Jordan – How Deep is the Ocean

트리오 토이킷을 연상하게 만드는 경쾌한 우울함. 1973년에 발매된 Duke Jordan의 앨범 “Flight to Denmark”에 수록되어 있다. 지금은 재즈 스탠다드가 된 곡 Jordu의 작곡가인 Duke Jordan은 몇 차례의 유럽 방문을 마치고 1975년에 덴마크로 이주해 사망할 때까지 덴마크에 거주했다. 그에게 각별한 장소였나 보다. 뉴욕을 떠나 새로운 터전을 꿈꾸는 사람의 설렘과 회한이 담겨있다고 생각하고 들으니 꽤나 그럴듯하다. 앨범에 참여한 Mads Vinding도 덴마크 베이시스트다. 전혀 다른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수록곡 Glad I Met Pat, Take 3도 좋아한다. 1960년에 발매한 “Flight to Jordan”, 1976년의 “Flight to Japan” “Flight to Norway”와의 연속성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3. John Pizzarelli – Agua de Beber

John Pizzarelli의 Agua de Beber를 좋아하는 이유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Daniel Jobim의 보컬때문이다. 능숙한 보컬리스트라고 할 수는 없지만 덜 다듬어진 목소리의 어눌한 떨림이 곡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나에게는 그 목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린다.

4. Oscar Peterson Trio – All the Things You are

오랜 재즈 스탠다드로서 수많은 버전으로 연주되고 재해석됐던 곡이다. Oscar Peterson의 연주는 가볍고 섬세하다. 분명 묵직하게 타건하고 있는데도 전혀 힘을 들이지 않는 것처럼 건반이 힘없이 쓸리는 느낌이다. 어떤 연주자들의 All the things you are은 한없이 사랑스럽게 들린다. Chet Baker, Charlie Parker 버전이 그렇다. Oscar Peterson의 연주는 훨씬 격정적이다. 하지만 몸을 긴장하게 만드는 위협적인 연주 대신 체념한 듯한, 사랑이 주는 모든 감정에 통달한 듯한 무심함으로 감정의 파도를 표현한다.

5. Player – Baby Come Back

1977년에 발매된 Player의 동명의 데뷔 앨범 Player에 수록된 곡이다. 올드락의 펑키하고 이완된 매력을 잘 담고 있다. 같은 앨범의 Melanie, Every Which Way도 가끔은 찾아듣는다. 발매 50년이 지난 시점의 청취자에게도 좋게 들리는 곡들은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너무 올드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당대의 음악적 흐름에 어줍잖게 벗어나서도 안 되고, 음악적 조화로움과 히트곡의 법칙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그런 곡들. 그런 곡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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