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은 열쇠 구멍으로 여름을 훔쳐본 것 같은 날이었다.
공기는 뜨겁지만 아직 습기가 공기를 덮치지 않은 무더운 날. 겨울이 1년의 반인 보스턴에는 봄 한 가운데 그런 날이 찾아오곤 한다.
여름은 이상한 계절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계절이다.
지리하고 단조로운 겨울 끝에 색다른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일까.
춥다는 이유로, 나가기가 귀찮다는 이유로 겁내던 일들이 집 문턱까지 찾아와 문을 두드리기 때문일까.
더위 때문에 나른하고 기운이 없는 몸과 바짝 깨어난 정신이 나를 조급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