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 부족



덤벙대는 성격 탓에 몸에 상처가 한없이 늘어난다. 물건도 어찌나 잘 잃어버리는지 아이는 어떻게 키우는지가 의문이다.

잡생각이 많아서 하려던 일을 까먹거나 놓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주의력 부족 증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성인 ADHD 증상이 그렇게 흔하다는데, 집중력 부족과 주의력 부족 중에 주의력 문제가 아닐까. 어떤 의학 강의에서 주의력은 유전의 영향이 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냥 그런 기질을 타고난 것 같기도 하다.

벌려 놓은 일을 잘 끝내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물건을 잘 쏟는 것도
뚜껑을 열어놓고 안 닫는 것도
틀린 길로 하염없이 걸어가는 것도
시각, 후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보다 넘치게 받아들이는 것도 그렇고…



함께 아침을 먹고 남편이 내가 닫은 우유병 뚜껑을 잡고 들어올리려다 말고, 먼저 손으로 돌려본다. 여지없이 뚜껑이 반쯤 열려있다.



“자기가 닫은 뚜껑은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돼!”

농담 반 진담 반인 걸 잘 안다.

낼 수 있는 가장 불쌍한 목소리로 말해본다. “내가 주의력 부족인걸 어떻게 해?”

“무슨 주의력 부족이야. 절대 아니야.”

“진짜 맞으면 어쩌려고 그래? 이거 질환이야!”

그가 깔깔 웃는다.

이래서 우리가 싸우지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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